Chicago Flower & Garden Show
March 15-23 at Navy Pier
-do Green do Good-
3월 하순이 되어도 누그러지지 않는 지독한 시카고의 추위를 뚫고
21일 저와 제 와이프는 간만에 네이비 피어에 갔습니다.
이번 열린 시카고 꽃과 정원 박람회는
해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기획된 것 같은데요,
올해는 시카고의 동장군이 너무 강력해서
심어진 꽃들과 풀들이 다 얼어죽진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갔었습니다.
(작년 행사에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를 봤더니 작년 같은 시기에 섭씨 30도가 넘는 깜짝 더위를 기록했더군요. 올해 3월말은 섭씨 0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막바지 추위가 한창입니다. 정말이지 시카고 날씨는 종잡을 수 없습니다. ㅡ.ㅡ;;;)
정말 오랜만에 간 네이비 피어였는데
마침 여기저기 보수공사를 하고 있더군요.
전면 개조를 한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는데
지금 그 공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사실 기존의 네이비 피어는
시카고의 유일한 놀이동산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아이들이 가도 별로 놀 것이 없는 식상 그 자체여서
개조가 시급했었죠.
암튼 공사 덕분에 행사장으로 가는 길이 더욱 복잡했습니다.
네이비 피어는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넓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입구 쪽에 모여 있는 기념품점, 식당가, 극장,
아니면 건물 옥상에 있는 놀이동산을 주로 찾는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 그것은 네이비 피어 전체의 5분의 1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임시 통로를 쭈욱 따라 가다 보니
길고 긴 네이비 피어의 거의 동쪽 끝에
드디어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고
그 곳에서 표를 팔고 있더군요.
티켓은 무려 일인당 17$!!
오늘이 주중이어서 망정이지 주말이면 이것이 19$가 된답니다.
과연 이런 거금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우리 부부는 의아해 했지만
여기까지 고생해서 걸어온 것도 있고 해서
일단 표를 사고 행사장인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윽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더니
두둥!!
정말 여기는 딴 세상이었습니다 ㅋㅋㅋ
이곳은 네이비 피어 대행사장입니다. 정문에서 이곳까지 상당히 멀다는 점을 방문객들은 명심해야 합니다 ㅡ.ㅡ |
온갖 꽃과 정원이 주제별로 나뉘어서
형형색색의 파티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금류도 있었습니다. |
서류함을 이용한 작품 |
예쁜 꽃도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는.. 물론 지금 사서 심으면 얼어 죽겠죠? |
수선화의 떼 |
꽃을 주제로 한 케잌 |
일본식 정원 |
손님들 모두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고,
우리 부부도 서로 찍어주느라 정작 꽃 구경을 놓칠 지경이었으니깐요 ^^
이곳에는 꽃과 정원 뿐만 아니라
테마별 인테리어 전시, 마켓 플레이스 섹션도 무지 크게 열리고 있었고
가드닝 현장 강의, 정원 파티에 걸맞는 쿠킹쇼 등등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꽃을 테마로 한 인테리어 쇼 |
마침 구석의 한 무대에서 쿠킹쇼가 열리고 있어서
우리는 장시간 워킹으로 무너질 것 같은 다리를 쉬며
멍하니 유명 셰프의 현란한 손놀림을 구경했죠
Cyrano's Farm Kitchen의 Didier Durand라는 셰프가 나와서
능숙한 입담과 독특한 프랑스식 엑센트로 재밌게 강의를 하며 만든 요리는
일종의 연어 스프레드 같은 거였는데요
나중에 조그만 빵쪼각에 살짝 올려서
관중들에게 나눠주더군요.
처음엔 왠지 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우리 부부는 두 번이나 받아먹었습니다. ^^
이 행사에는 가드닝과 관계가 있는 여러 업체에서 협찬을 했고
그들의 특별 코너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드닝 참여 코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장갑을 끼고
강사의 리드를 따라 실제로 화분 심기 등을 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시카고 시내 한복판에 사는 우리 부부로서는 꿈같은 이야기지만
조금만 벗어나도 대부분의 주택들이 앞마당을 가지고 있는 시카고 지역에서는
가드닝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은 것 같습니다.
겨울은 언제나 혹독하지만
봄, 여름은 비교적 날씨가 좋고 비도 많이 내려서
정원 가꾸기에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도 어서 돈 벌어서
넓은 앞마당이 있는 주택으로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17*2=34달러짜리 비싼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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