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7일 목요일

Stone IPA (스톤 IPA) ABV: 6.9%, IBUs: 77







참으로 오랜만에 쓰는 맥주 리뷰네요 ^^

사실 지금까지 맥주를 안마신 것은 아니지만
맥주 초보인 저한테는 리뷰를 쓴다는 것이 여간 큰 부담이 아니더라구요.
어느 순간부터는 맥주를 즐기기 위해 마신다기보다는 
리뷰를 위해 마시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한동안 리뷰를 올리지 않았었고
어떤 맥주는 사진까지 다 찍어서 올려놓고
리뷰를 쓰지 않았더랬죠. ^^

오늘은 그 가운데 하나를 찾아
시음을 해보았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또 한 번 시작해 볼랍니다.

(리뷰 핑계로 맥주 더 사서 마시고 싶은 맥덕의 마음? ㅋㅋㅋ)

또한 돼지 혀를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로 말미암아
저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훌륭한 맥주의 특징을 캐치할 수 없을 것 같아서
Beer Advocate의 전문가 의견도 많이 참조할 것입니다.

어쨌든 오늘 시음할 맥주는 

스톤 IPA입니다.

스톤 브루어리는 샌디에고에 기반을 둔 중견 크래프트 브루어리로
미국 맥주 팬들 사이에서 단단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 회사의 상징은 맥주병의 한 가운데에 있는 '가고일'이라는 악마입니다.
병에 있는 글귀에 따르면 이 가고일은
맥주만들기에 있어서의 타협적 태도, 
즉 화학물질이나 방부제를 넣는 것과 같은 미심쩍은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
맥주계의 '수호악마'라고 합니다.

과연 이 회사에서는 실험정신으로 가득한
비타협적인 맥주들로 유명한데요
이 스톤 IPA도 상당히 '센' 맥주에 속합니다.

IPA 팬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한 이 맥주의 색깔은
보시다시피 매우 투명하고 찐한 황금색을 나타내고 있구요
두텁지 않은 쫀득한 거품이 형성되어 꽤나 오래 갑니다.

첫 모금을 마시기 전에 이미
폭발적인 시트러스 내음이 잔을 가득 채우고요
쌉쌀한 맛이 전제적으로 지배하며 매우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중간정도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으며 
탄산도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알콜도수는 6.9%로 육중한 축에 속하지만
강한 IPA 치고는 목넘김이 꽤 좋은 편이라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합니다.

제 와이프의 한 모금 평도 이와 거의 다르지가 않아서
센 IPA의 비린 맛이 나지 않고 깔끔하였다고 합니다.

정통 IPA를 즐기고 싶은 맥주 팬들에게 권하고 싶은 맥주입니다.

이 맥주가 처음 출시된 것은 브루어리 초창기인 1997년이라서
꽤나 오랜 역사를 지녔다고 할 수 있는데요,
아마 출시될 당시에는 
이 브루어리의 모토에 걸맞는 혁명적인 맛의 맥주였겠지만
IPA가 맥주계의 대세가 된 지금
이렇게 강력한 IPA는 다소 흔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리뷰를 쓰다보니
맥주 또 한 잔 하고 싶네요.
아직 저녁도 안먹었는데 말이죠. ㅋㅋㅋ

2014년 3월 24일 월요일

Chicago Flower & Garden Show

Chicago Flower & Garden Show

March 15-23 at Navy Pier

-do Green do Good-







3월 하순이 되어도 누그러지지 않는 지독한 시카고의 추위를 뚫고
21일 저와 제 와이프는 간만에 네이비 피어에 갔습니다. 

이번 열린 시카고 꽃과 정원 박람회는
해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기획된 것 같은데요,
올해는 시카고의 동장군이 너무 강력해서 
심어진 꽃들과 풀들이 다 얼어죽진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갔었습니다.

(작년 행사에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를 봤더니 작년 같은 시기에 섭씨 30도가 넘는 깜짝 더위를 기록했더군요. 올해 3월말은 섭씨 0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막바지 추위가 한창입니다. 정말이지 시카고 날씨는 종잡을 수 없습니다. ㅡ.ㅡ;;;)

정말 오랜만에 간 네이비 피어였는데
마침 여기저기 보수공사를 하고 있더군요.
전면 개조를 한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는데
지금 그 공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사실 기존의 네이비 피어는
시카고의 유일한 놀이동산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아이들이 가도 별로 놀 것이 없는 식상 그 자체여서
개조가 시급했었죠.

암튼 공사 덕분에 행사장으로 가는 길이 더욱 복잡했습니다.

네이비 피어는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넓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입구 쪽에 모여 있는 기념품점, 식당가, 극장,
아니면 건물 옥상에 있는 놀이동산을 주로 찾는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 그것은 네이비 피어 전체의 5분의 1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임시 통로를 쭈욱 따라 가다 보니 
길고 긴 네이비 피어의 거의 동쪽 끝에
드디어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고
그 곳에서 표를 팔고 있더군요.

티켓은 무려 일인당 17$!!
오늘이 주중이어서 망정이지 주말이면 이것이 19$가 된답니다.

과연 이런 거금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우리 부부는 의아해 했지만 
여기까지 고생해서 걸어온 것도 있고 해서
일단 표를 사고 행사장인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윽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더니

두둥!!

정말 여기는 딴 세상이었습니다 ㅋㅋㅋ

이곳은 네이비 피어 대행사장입니다. 정문에서 이곳까지 상당히 멀다는 점을 방문객들은 명심해야 합니다 ㅡ.ㅡ


온갖 꽃과 정원이 주제별로 나뉘어서
형형색색의 파티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금류도 있었습니다.

서류함을 이용한 작품

예쁜 꽃도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는.. 물론 지금 사서 심으면 얼어 죽겠죠?


수선화의 떼

꽃을 주제로 한 케잌


일본식 정원


손님들 모두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고,
우리 부부도 서로 찍어주느라 정작 꽃 구경을 놓칠 지경이었으니깐요 ^^

이곳에는 꽃과 정원 뿐만 아니라
테마별 인테리어 전시, 마켓 플레이스 섹션도 무지 크게 열리고 있었고

가드닝 현장 강의, 정원 파티에 걸맞는 쿠킹쇼 등등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꽃을 테마로 한 인테리어 쇼


마침 구석의 한 무대에서 쿠킹쇼가 열리고 있어서
우리는 장시간 워킹으로 무너질 것 같은 다리를 쉬며 
멍하니 유명 셰프의 현란한 손놀림을 구경했죠



Cyrano's Farm Kitchen의 Didier Durand라는 셰프가 나와서
능숙한 입담과 독특한 프랑스식 엑센트로 재밌게 강의를 하며 만든 요리는
일종의 연어 스프레드 같은 거였는데요
나중에 조그만 빵쪼각에 살짝 올려서 
관중들에게 나눠주더군요.

처음엔 왠지 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우리 부부는 두 번이나 받아먹었습니다. ^^

이 행사에는 가드닝과 관계가 있는 여러 업체에서 협찬을 했고
그들의 특별 코너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드닝 참여 코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장갑을 끼고
강사의 리드를 따라 실제로 화분 심기 등을 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시카고 시내 한복판에 사는 우리 부부로서는 꿈같은 이야기지만
조금만 벗어나도 대부분의 주택들이 앞마당을 가지고 있는 시카고 지역에서는
가드닝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은 것 같습니다.
겨울은 언제나 혹독하지만
봄, 여름은 비교적 날씨가 좋고 비도 많이 내려서
정원 가꾸기에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도 어서 돈 벌어서
넓은 앞마당이 있는 주택으로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17*2=34달러짜리 비싼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