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맥주는 도그피쉬 헤드 브루어리에서 나온 복숭아향 맥주 페스티나 페쉬입니다.
페쉬(pêche)는 불어로 '복숭아.' 이태리 마켓에서 팔고 있는 것을 냉큼 샀습니다. 제가 현재 음주를 와이프에게 엄격하게 관리받고(?) 있는데요, ^^ 와이프의 허락 없이 절대 함부로 맥주를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저나 와이프나 워낙 복숭아라 하면 꺼뻑 죽는 사람들이라서요, 어렵지 않게 허락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셔보니 별로 복숭아 맛은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다시 마셔봐도 별로... 그다지...
종류는 Berliner Weisse인데요, 찾아보니 젖산균을 넣어서 만든 맥주라 합니다. 어쩐지 신 맛이 강하더라구요.
이런 맥주들의 특징이, 잔에 부었을 때 헤드가 거의 형성되지 않고 사이다와 같은 맛을 낸답니다. 여름에 마시면 적합할 듯 합니다. 아, 지금이 여름이군요 ^^;;;
색깔은 진노랑에 다소 불투명하고 향기는 시트러스 향이 강하게 납니다. 코가 좋으신 분들은 분명 복숭아 향을 느끼겠지만 저는 그렇지 못해서 패스! 탄산은 꽤 있어서 목넘김이 좋은 편이구요 바디감은 소소? 생각해보니 과거 리뷰했던 벨스사의 오어스맨 에일과 비슷하군요. 다시 사서 먹을 것 같진 않은 맥주입니다. ^^;;;
스고이!-고이의 맥주시음기
2016년 7월 3일 일요일
2015년 9월 18일 금요일
무한도전
얼마전에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 특집을 봤다. 사연이 많은 해외 동포들에게 한국 음식을 배달한다는 내용. 미국으로 입양간 한국 여자 아이가 자라서 미군이 되었고 한국으로 배치되어 주둔하면서 대구에 살고 있는 자신의 생물학적 가족을 찾는다. 엄마, 아버지. 여기에 언니, 남동생들까지.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가족들을 찾은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현재 둘째 임신중. 임신한 여동생이 눈에 밟힌 한국의 언니는 이번 무도 특집에 응모한다. 이 사연이 채택되어 유재석이 직접 한국의 그녀 가족이 만든 음식을 들고 미국 버지니아의 파이엇빌 그녀의 집을 찾는다. 그냥 음식만 배달해주는 줄 알았는데, 그녀가 집 밖으로 나와보니 한국의 가족들이 와 있다! 이들은 재회의 기쁨에 얼싸안고 눈물을 펑펑 흘린다. 여기에 깜짝 손님으로 미국 아버지, 즉 입양한 아버지가 와서 이 여성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확대가족'의 잔치가 벌어진다.
어쩌면 상당히 식상한 이 이야기 속에서 핵심은 의외로 이 여자가 입양된 사연. 놀랍게도 이 여자가 미군으로 한국에 와서 자신의 가족을 찾을 때까지 이 한국의 가족들은 그녀의 존재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이미 딸을 첫째로 본 이 가족의 '어르신들'은 둘째도 딸이 나오자 결심을 한다. 이 딸을 떠나보내기로. 산모에게는 애기가 사산되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몰래 입양을 보낸 것이다. (어이없었던 것은, 셋째와 넷째는 아들이었고 잘 키웠던 모양이다.) 이 어머니는 그 딸이 죽었다고만 생각했고 언니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런 아이가 나중에 살아돌아오다니. 그녀에게 미안해야 할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아마 이미 죽은 누군가일 것이다.
지금 한국 20-30대 성비의 불균형이 절망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장가 못간 남자들은 매일밤 늑대의 울음 소리를 내며 DDR로 허송세월을 하고 있을 것이다. 도대체 이 비극을 누가 만들었을까? 초음파라는 기술이 산부인과에 도입되고 90년대에 한국의 산부인과에서는 엄청난 수의 태아들이 무자비하게 도륙되었다고 한다. 난 낙태 반대론자는 아니지만 근대 의학 기술과 전근대 남아 선호 사상이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파괴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해 그저 치를 떨 뿐이다. 우리는 그래도 죽이거나 버리지 않고 입양기관에 위탁한 친절함을 발휘한 그 여자의 집안 어르신들을 칭찬해야 할지도 모른다.
새생명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이런 문제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요즘 가끔 가는 '메갈리아' 사이트에서는 '죽은 누나'라는 말이 씹치남들을 묘사할 때 자주 쓰인다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천대받는 우리 나라 여아들은 성인이 되어 꼭 혁명을 일으키길 바래본다.
어쩌면 상당히 식상한 이 이야기 속에서 핵심은 의외로 이 여자가 입양된 사연. 놀랍게도 이 여자가 미군으로 한국에 와서 자신의 가족을 찾을 때까지 이 한국의 가족들은 그녀의 존재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이미 딸을 첫째로 본 이 가족의 '어르신들'은 둘째도 딸이 나오자 결심을 한다. 이 딸을 떠나보내기로. 산모에게는 애기가 사산되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몰래 입양을 보낸 것이다. (어이없었던 것은, 셋째와 넷째는 아들이었고 잘 키웠던 모양이다.) 이 어머니는 그 딸이 죽었다고만 생각했고 언니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런 아이가 나중에 살아돌아오다니. 그녀에게 미안해야 할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아마 이미 죽은 누군가일 것이다.
지금 한국 20-30대 성비의 불균형이 절망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장가 못간 남자들은 매일밤 늑대의 울음 소리를 내며 DDR로 허송세월을 하고 있을 것이다. 도대체 이 비극을 누가 만들었을까? 초음파라는 기술이 산부인과에 도입되고 90년대에 한국의 산부인과에서는 엄청난 수의 태아들이 무자비하게 도륙되었다고 한다. 난 낙태 반대론자는 아니지만 근대 의학 기술과 전근대 남아 선호 사상이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파괴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해 그저 치를 떨 뿐이다. 우리는 그래도 죽이거나 버리지 않고 입양기관에 위탁한 친절함을 발휘한 그 여자의 집안 어르신들을 칭찬해야 할지도 모른다.
새생명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이런 문제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요즘 가끔 가는 '메갈리아' 사이트에서는 '죽은 누나'라는 말이 씹치남들을 묘사할 때 자주 쓰인다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천대받는 우리 나라 여아들은 성인이 되어 꼭 혁명을 일으키길 바래본다.
2014년 4월 29일 화요일
아이들의 동영상을 보고
여자친구를 먼저 떠나보낸 단원고 남학생의 사연에 눈물을 흘리고
가라앉는 뱃속에서 학생들이 찍은 동영상들을 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기울어지는 배속에서 천진난만하기만 한 이들에겐
침몰이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앵무새처럼 가만히 있어달라는 반복되는 안내방송이
듣는 사람의 마음을 미어지게 만들었다.
왜 움직이지 말고 있어야 하나
패닉 상황부터 피하고 보자는 무책임한 생각?
이미 그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은 벌어지고 있었는데도...
이 동영상을 확인한 부모의 심정은 또 어땠을까?
"엄마 아빠 사랑해"라는 장난스런 아이들의 말이
얼마나 큰 비수로 꽂혔을까.
방송국에 도착한 두 가지의 동영상에 마음이 아픈 이유는
여기에 비친 아이들
그리고 그 동영상을 찍은 아이들이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직까지 못본 애니가 산더미같은 이 아이들을
차디찬 물속으로 떠나보냈다.
죽은 아이들은 천개의 바람이 되거나 하지도 않았다.
이들은 비참하게 물 속에서 죽어갔고
여기에는 어떠한 낭만도 없다.
바닷물 만큼이나 차디찬 현실만이 있을 뿐.
선원들은 제 목숨 부지하기에 바빴고
해경들은 무서워서 선내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지금 살아 있는 어른들 중 아무도
죽어가는 학생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았다.
911 때 무너져가는 빌딩으로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던졌던 뉴욕의 소방관들이나
동일본 대지진 때 대피 안내방송을 위해 피신을 포기한 공무원들의 미담은
하나의 훈훈한 감동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거기에서 풍기는 '파시즘'의 향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인명이
어떠한 도움 없이 허망하게 희생된 상황에서
그러한 '미담'이 절실하게 그리워졌다.
누군들 자기 목숨 아깝지 않을까
누군들 죽고싶을까.
침몰하는 세월호의 창문으로 보았던
미처 탈출하지 못한 구명조끼 차림의 아이들 앞에서
알량한 제목숨 살리겠다고 줄행랑 쳤던 선원들은
앞으로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게 될까?
유가족들의 말대로
우리는 어느 누구도 동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 우리가 벌인 일이다.
그 유령선은 이명박 정부 때 느슨해진 규제로 일본에서 수입될 수 있었고
아무 문제없이 증축되어 방만하게 운행되었다.
우리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
5년 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
이 슬픈 비극은 예견되어 있었다.
용산 참사에서 가여운 목숨들이 희생되었을 때
우리 나라 정부가 얼마나 사람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지 알았어야 했다.
두 대통령을 선거로 뽑았을 때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를 포기했을 때
어이없는 뉴스들에 눈감았을 때
우리는 이미 아이들을 죽였다.
투표 용지에 도장 찍는 것은 국민의 정치적 의무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이 선출한 정부를 계속 감시하고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우리는 수백명의 죽음을 통해 깨달았다.
아니, 사실 아직도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현재 이 나라 정부는
유가족들 말마따나 아이들을 구하는 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보도지침이나 솔솔 뿌리면서
불똥이 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모든 잘못을 '청해진 해운'에게 돌리고 싶을 것이다.
아이들이 수십이 죽어나가는 마당에
'불똥'이 튈 것을 걱정하다니
이것은 사이코패스가 하는 짓이다.
앞으로 사이코패스가 되지 않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가라앉는 뱃속에서 학생들이 찍은 동영상들을 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기울어지는 배속에서 천진난만하기만 한 이들에겐
침몰이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앵무새처럼 가만히 있어달라는 반복되는 안내방송이
듣는 사람의 마음을 미어지게 만들었다.
왜 움직이지 말고 있어야 하나
패닉 상황부터 피하고 보자는 무책임한 생각?
이미 그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은 벌어지고 있었는데도...
이 동영상을 확인한 부모의 심정은 또 어땠을까?
"엄마 아빠 사랑해"라는 장난스런 아이들의 말이
얼마나 큰 비수로 꽂혔을까.
방송국에 도착한 두 가지의 동영상에 마음이 아픈 이유는
여기에 비친 아이들
그리고 그 동영상을 찍은 아이들이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직까지 못본 애니가 산더미같은 이 아이들을
차디찬 물속으로 떠나보냈다.
죽은 아이들은 천개의 바람이 되거나 하지도 않았다.
이들은 비참하게 물 속에서 죽어갔고
여기에는 어떠한 낭만도 없다.
바닷물 만큼이나 차디찬 현실만이 있을 뿐.
선원들은 제 목숨 부지하기에 바빴고
해경들은 무서워서 선내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지금 살아 있는 어른들 중 아무도
죽어가는 학생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았다.
911 때 무너져가는 빌딩으로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던졌던 뉴욕의 소방관들이나
동일본 대지진 때 대피 안내방송을 위해 피신을 포기한 공무원들의 미담은
하나의 훈훈한 감동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거기에서 풍기는 '파시즘'의 향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인명이
어떠한 도움 없이 허망하게 희생된 상황에서
그러한 '미담'이 절실하게 그리워졌다.
누군들 자기 목숨 아깝지 않을까
누군들 죽고싶을까.
침몰하는 세월호의 창문으로 보았던
미처 탈출하지 못한 구명조끼 차림의 아이들 앞에서
알량한 제목숨 살리겠다고 줄행랑 쳤던 선원들은
앞으로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게 될까?
유가족들의 말대로
우리는 어느 누구도 동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 우리가 벌인 일이다.
그 유령선은 이명박 정부 때 느슨해진 규제로 일본에서 수입될 수 있었고
아무 문제없이 증축되어 방만하게 운행되었다.
우리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
5년 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
이 슬픈 비극은 예견되어 있었다.
용산 참사에서 가여운 목숨들이 희생되었을 때
우리 나라 정부가 얼마나 사람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지 알았어야 했다.
두 대통령을 선거로 뽑았을 때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를 포기했을 때
어이없는 뉴스들에 눈감았을 때
우리는 이미 아이들을 죽였다.
투표 용지에 도장 찍는 것은 국민의 정치적 의무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이 선출한 정부를 계속 감시하고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우리는 수백명의 죽음을 통해 깨달았다.
아니, 사실 아직도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현재 이 나라 정부는
유가족들 말마따나 아이들을 구하는 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보도지침이나 솔솔 뿌리면서
불똥이 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모든 잘못을 '청해진 해운'에게 돌리고 싶을 것이다.
아이들이 수십이 죽어나가는 마당에
'불똥'이 튈 것을 걱정하다니
이것은 사이코패스가 하는 짓이다.
앞으로 사이코패스가 되지 않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2014년 3월 27일 목요일
Stone IPA (스톤 IPA) ABV: 6.9%, IBUs: 77
참으로 오랜만에 쓰는 맥주 리뷰네요 ^^
사실 지금까지 맥주를 안마신 것은 아니지만
맥주 초보인 저한테는 리뷰를 쓴다는 것이 여간 큰 부담이 아니더라구요.
어느 순간부터는 맥주를 즐기기 위해 마신다기보다는
리뷰를 위해 마시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한동안 리뷰를 올리지 않았었고
어떤 맥주는 사진까지 다 찍어서 올려놓고
리뷰를 쓰지 않았더랬죠. ^^
오늘은 그 가운데 하나를 찾아
시음을 해보았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또 한 번 시작해 볼랍니다.
(리뷰 핑계로 맥주 더 사서 마시고 싶은 맥덕의 마음? ㅋㅋㅋ)
또한 돼지 혀를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로 말미암아
저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훌륭한 맥주의 특징을 캐치할 수 없을 것 같아서
Beer Advocate의 전문가 의견도 많이 참조할 것입니다.
어쨌든 오늘 시음할 맥주는
스톤 IPA입니다.
스톤 브루어리는 샌디에고에 기반을 둔 중견 크래프트 브루어리로
미국 맥주 팬들 사이에서 단단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 회사의 상징은 맥주병의 한 가운데에 있는 '가고일'이라는 악마입니다.
병에 있는 글귀에 따르면 이 가고일은
맥주만들기에 있어서의 타협적 태도,
즉 화학물질이나 방부제를 넣는 것과 같은 미심쩍은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
맥주계의 '수호악마'라고 합니다.
과연 이 회사에서는 실험정신으로 가득한
비타협적인 맥주들로 유명한데요
이 스톤 IPA도 상당히 '센' 맥주에 속합니다.
IPA 팬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한 이 맥주의 색깔은
보시다시피 매우 투명하고 찐한 황금색을 나타내고 있구요
두텁지 않은 쫀득한 거품이 형성되어 꽤나 오래 갑니다.
첫 모금을 마시기 전에 이미
폭발적인 시트러스 내음이 잔을 가득 채우고요
쌉쌀한 맛이 전제적으로 지배하며 매우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중간정도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으며
탄산도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알콜도수는 6.9%로 육중한 축에 속하지만
강한 IPA 치고는 목넘김이 꽤 좋은 편이라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합니다.
제 와이프의 한 모금 평도 이와 거의 다르지가 않아서
센 IPA의 비린 맛이 나지 않고 깔끔하였다고 합니다.
정통 IPA를 즐기고 싶은 맥주 팬들에게 권하고 싶은 맥주입니다.
이 맥주가 처음 출시된 것은 브루어리 초창기인 1997년이라서
꽤나 오랜 역사를 지녔다고 할 수 있는데요,
아마 출시될 당시에는
이 브루어리의 모토에 걸맞는 혁명적인 맛의 맥주였겠지만
IPA가 맥주계의 대세가 된 지금
이렇게 강력한 IPA는 다소 흔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리뷰를 쓰다보니
맥주 또 한 잔 하고 싶네요.
아직 저녁도 안먹었는데 말이죠. ㅋㅋㅋ
2014년 3월 24일 월요일
Chicago Flower & Garden Show
Chicago Flower & Garden Show
March 15-23 at Navy Pier
-do Green do Good-
3월 하순이 되어도 누그러지지 않는 지독한 시카고의 추위를 뚫고
21일 저와 제 와이프는 간만에 네이비 피어에 갔습니다.
이번 열린 시카고 꽃과 정원 박람회는
해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기획된 것 같은데요,
올해는 시카고의 동장군이 너무 강력해서
심어진 꽃들과 풀들이 다 얼어죽진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갔었습니다.
(작년 행사에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를 봤더니 작년 같은 시기에 섭씨 30도가 넘는 깜짝 더위를 기록했더군요. 올해 3월말은 섭씨 0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막바지 추위가 한창입니다. 정말이지 시카고 날씨는 종잡을 수 없습니다. ㅡ.ㅡ;;;)
정말 오랜만에 간 네이비 피어였는데
마침 여기저기 보수공사를 하고 있더군요.
전면 개조를 한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는데
지금 그 공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사실 기존의 네이비 피어는
시카고의 유일한 놀이동산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아이들이 가도 별로 놀 것이 없는 식상 그 자체여서
개조가 시급했었죠.
암튼 공사 덕분에 행사장으로 가는 길이 더욱 복잡했습니다.
네이비 피어는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넓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입구 쪽에 모여 있는 기념품점, 식당가, 극장,
아니면 건물 옥상에 있는 놀이동산을 주로 찾는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 그것은 네이비 피어 전체의 5분의 1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임시 통로를 쭈욱 따라 가다 보니
길고 긴 네이비 피어의 거의 동쪽 끝에
드디어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고
그 곳에서 표를 팔고 있더군요.
티켓은 무려 일인당 17$!!
오늘이 주중이어서 망정이지 주말이면 이것이 19$가 된답니다.
과연 이런 거금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우리 부부는 의아해 했지만
여기까지 고생해서 걸어온 것도 있고 해서
일단 표를 사고 행사장인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윽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더니
두둥!!
정말 여기는 딴 세상이었습니다 ㅋㅋㅋ
이곳은 네이비 피어 대행사장입니다. 정문에서 이곳까지 상당히 멀다는 점을 방문객들은 명심해야 합니다 ㅡ.ㅡ |
온갖 꽃과 정원이 주제별로 나뉘어서
형형색색의 파티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금류도 있었습니다. |
서류함을 이용한 작품 |
예쁜 꽃도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는.. 물론 지금 사서 심으면 얼어 죽겠죠? |
수선화의 떼 |
꽃을 주제로 한 케잌 |
일본식 정원 |
손님들 모두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고,
우리 부부도 서로 찍어주느라 정작 꽃 구경을 놓칠 지경이었으니깐요 ^^
이곳에는 꽃과 정원 뿐만 아니라
테마별 인테리어 전시, 마켓 플레이스 섹션도 무지 크게 열리고 있었고
가드닝 현장 강의, 정원 파티에 걸맞는 쿠킹쇼 등등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꽃을 테마로 한 인테리어 쇼 |
마침 구석의 한 무대에서 쿠킹쇼가 열리고 있어서
우리는 장시간 워킹으로 무너질 것 같은 다리를 쉬며
멍하니 유명 셰프의 현란한 손놀림을 구경했죠
Cyrano's Farm Kitchen의 Didier Durand라는 셰프가 나와서
능숙한 입담과 독특한 프랑스식 엑센트로 재밌게 강의를 하며 만든 요리는
일종의 연어 스프레드 같은 거였는데요
나중에 조그만 빵쪼각에 살짝 올려서
관중들에게 나눠주더군요.
처음엔 왠지 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우리 부부는 두 번이나 받아먹었습니다. ^^
이 행사에는 가드닝과 관계가 있는 여러 업체에서 협찬을 했고
그들의 특별 코너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드닝 참여 코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장갑을 끼고
강사의 리드를 따라 실제로 화분 심기 등을 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시카고 시내 한복판에 사는 우리 부부로서는 꿈같은 이야기지만
조금만 벗어나도 대부분의 주택들이 앞마당을 가지고 있는 시카고 지역에서는
가드닝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은 것 같습니다.
겨울은 언제나 혹독하지만
봄, 여름은 비교적 날씨가 좋고 비도 많이 내려서
정원 가꾸기에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도 어서 돈 벌어서
넓은 앞마당이 있는 주택으로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17*2=34달러짜리 비싼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2013년 8월 5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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